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전·현직 국회의장들의 추도사를 통해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바보 노무현이 다시 부활했다"고 애도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잔디밭 공연장에서 펼쳐진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바보 노무현이 시작한 이산(移山)의 역사를 새로 출범한 민주정부가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8년 전 대통령께서 뿌린 씨앗이 수천만의 담쟁이 촛불로 살아나 결코 넘볼 수 없을 것 같았던 벽을 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앞길을 밝히는 횃불이 됐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바보 노무현'을 부르다가 감정에 복받친 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정 의장은 지역주의 타파와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운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아쉽게도 생전 보시지 못했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영남의 단단한 둑이 터지기 시작했고 정의를 바로세우고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 달라는 문재인 정부는 영호남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당신은 '야 기분좋다'라며 크게 좋아하셨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오늘 우리는 또다른 이름의 노무현, 바보 노무현의 친구들로 이렇게 만나 하나 됐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특권과 반칙 대신 상식과 정의가 숨 쉬는 나라, 통합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권력과 기득권이 득세하지 않고 열심히 땀 흘린 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제2, 제3의 바보 노무현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전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도 소통과 협치로 그 길을 함께 할 것"이라며 "당신이 그러했듯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로 거듭 날 것"이라고 밝혔다.

제17대 국회의장이자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임채정 전 국회의장 역시 이날 추도사에서 "지난 8년의 5월은 항상 어둡고 무거웠다. 그러나 오늘 봉하의 5월은 당신이 부활하셨기 때문에 이토록 밝게 빛난다"고 말했다. 

임 전 의장은 "당신이 부활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님, 민주주의가 부활하는 모습이 보이십니까. 지역주의의 강고한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께서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 깨어있는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가 승리하고 나라가 나라답게 바로서는 새 역사 열리고 있다. 대통령님 사람사는 세상 오는 소리가 들리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교과서 폐지 지시했다"며 "비정규직 공공부문 제로 선언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5.18묘역에서 불렸다. 굴절되고 왜곡된 역사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의장은 "당신이 걸어온 길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구시대의 막차가 미뤄져 새 시대 첫차가 출발한다"며 "바보 노무현의 부산행이 지역주의 망령을 걷어내는 출발이다. 당신이 뿌리 씨앗이 거둔 열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이 못 다 이룬 꿈, 우리가 기필코 이루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개혁과 통합의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